q 2024년 글로벌 FDI 동향 요약 2024년 글로벌 FDI 11% 감소 2024년 글로벌 FDI는 4% 증가한 1조 5,000억 달러로 집계됐으나, 중간 경유국(conduit economies)를 통한 투자를 제외하면 전세계 FDI는 2년 연속 11% 감소했다. 통상환경 악화와 불확실성 증가로 2025년 FDI 전망도 부정적이다.
국가별, 지역별로 큰 FDI 편차 2024년 FDI는 지역별 또는 국가별로 매우 큰 편차를 보였다. 우선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FDI는 전체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던 데 비해, 선진국들에 대한 FDI는 22% 감소했다. 그 중 유럽에 대한 FDI유입이 무려 58%나 감소한 반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대한 FDI는 23% 증가했다. 개발도상국들 내에서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 대한 FDI가 상당히 증가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에 대한 FDI는 크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중국 FDI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 전체의 FDI는 3% 감소했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전세계 FDI의 40%,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총 FDI의 70%를 끌어들이는 전세계 최대 FDI유치 지역이다. 동아시아에서 중국·한국·일본에 대한 FDI는 감소, 대만은 증가 중국에 대한 FDI는 2023년 14% 감소한 데 이어 2024년에는 29%나 감소했다. 한국과 일본의 FDI는 2024년 각각 20%, 35% 감소하여 중국과 마찬가지로 2년 연속 감소 추세였다. 이에 반해 대만은 2023년 FDI 감소를 보였으나, 2024년 무려 72%나 급반등했다. UNCTAD는 대만의 FDI증가 원인으로 대만 발달한 제조업과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의 전략적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 일본, 대만은 모두 2024년 해외 FDI투자가 늘었다. 디지털 경제 분야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FDI 증가 부문별 FDI동향을 보면, 디지털 경제 부문과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는 크게 증가했다. 한편, 전자, 자동차 등 글로벌 공급망(GVC) 산업에서도 FDI가 다소 증가했다. 그러나 인프라 투자는 감소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투자의 위기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관련 투자는 인프라, 재생에너지, 물과 위생, 농식품 시스템 등 주요 분야에서 25%에서 33%가량 감소했다. 2024년에 유일하게 증가를 보인 분야는 보건 부문이었으며, 그 마저도 규모가 크지 않았다. 여기에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싱(IPF)의 규모는 40% 이상 감소했다. 이런 감소는 국제적 재원에 더 많이 의존하는 최빈국(LDC)에 특히 큰 타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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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4년 전세계 FDI 동향 2024년 전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는 4% 증가하며 1조 4,500억 달러에서 1조 5,100억 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여러 유럽 국가를 경유(conduit)하는 투자를 제외하면, 글로벌 FDI는 오히려 11% 감소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1조 6,700억 달러에서 1조 4,900억 달러로 줄었다. 이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국제 FDI 흐름의 지속적인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FDI 감소는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내총생산(GDP)이나 무역 등 다른 거시경제 지표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FDI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싱(IPF) 거래는 2024년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IPF투자액이 26% 줄었다. 이러한 IPF 하락세는 환율과 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 등, 자금 조달상의 제약이 주요 원인이다. IPF는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빈국에서는 IPF가 FD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서 그 영향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한편 그린필드 프로젝트는 엇갈린 신호를 보였다. 그린필드 프로젝트 수는 소폭(3%) 증가했지만, 전체 금액은 5%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그린필드 투자 발표 금액은 총 1조 3,000억 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공급망(GVC) 중심의 제조업에서 투자 활동이 가장 활발했으며, 지역적으로는 동남아시아, 동유럽, 중앙아메리카와 같은 지역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이러한 경향은 다국적 기업들이 변화하는 세계 무역 환경 속에서 생산 거점을 재조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주로 선진국의 FDI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국경 간 인수합병(M&A)은, 2024년에 14% 증가하여 총 4,43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이런 회복세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2024년 M&A 활동 수준은 여전히 지난 10년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전체 M&A 활동에서 국경 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기업들이 지정학적 리스크, 규제 장벽, 산업 정책 변화에 대한 민감성이 커진 결과, 국내 M&A나 인근 국가에서의M&A에 좀더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그린필드 프로젝트 발표 건수(미래 투자자 심리 반영)는 2024년에 3% 증가해 19,000건을 넘었다. 이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프로젝트 금액은 5% 감소해, 투자 규모가 작아지거나 자본 투입에 신중함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프로젝트 수 증가는 반도체, 전기차 부품 등 전략 제조업 투자가 견인했으며, 이러한 투자는 산업 정책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디지털 경제 분야(플랫폼 및 서비스 등) 역시 강한 성장을 보였다. 선진국은 그린필드 프로젝트 수가 2% 증가했고, 미국과 캐나다 순으로 투자가 활발했다. 개발도상 지역은 지역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 국가별 FDI 편차 경제권별로 2024년 FDI 성과에 큰 편차를 보였다(아래 그림 I.2 참조). 선진국에 대한 FDI는 22% 감소한 반면, 개발도상국으로의 FDI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선진국 FDI 감소의 대부분은 유럽의 FDI유입이 58% 급감한 데 기인한다. 지정학적 긴장과 금융시장 불안정이 유럽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유럽연합(EU)으로의 FDI 유입은 44% 감소했다. 27개 EU회원국 중 15개국에서 유입이 감소했으며, 독일은 89%, 스페인은 35%, 이탈리아는 24%, 프랑스는 20%로 주요 경제국에서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 반대로, 북미 등 몇몇 지역에서는 FDI가 성장했다. 특히 북미는 23%의 FDI 증가를 기록했는데, 미국은 20%, 캐나다는 38%가 늘었다. 이는 M&A 매각 금액이 두 배로 증가했고, 나아가 첨단 기술 및 청정 에너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영향이 크다. 미국에서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국경 간 M&A 거래 건수는 2023년 38건에서 2024년 46건으로 증가했다. 주요 거래로는 아일랜드의 Aon이 미국의 NFP를 140억 달러에 인수한 것과, 덴마크의 Novo Nordisk가 미국의 Catalent를 120억 달러에 인수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거래와 더불어 신규 투자(그린필드) 프로젝트도 사상 최대 규모로 발표되었다. 이는 견고한 소비자 수요, 정부 인센티브, 반도체(미국 CHIPS법 지원), 재생에너지, 항공우주, 산업장비 등 전략적 분야에 대한 투자자 관심 증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IPF 활동은 세계적 침체와 함께, 거래 건수는 35% 감소하고 거래 금액도 4% 줄었다. 캐나다의 FDI 유입은 640억 달러로, M&A와 제조업 및 채굴 산업의 견실한 실적이 주를 이뤘다. 총 유입액의 약 60%는 미국 투자자들이 차지했다. 대표적인 거래로는 Elk Valley Resources의 90억 달러 인수와 Nuvei에 대한 50억 달러 투자가 있다. 매각 사례도 있었는데, RBC(Royal Bank of Canada)가 HSBC 캐나다를 10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그 예다. 신규 투자 프로젝트 발표 건수는 3분의 2가 늘어 사상 최대인 602건을 기록했고, 캐나다는 전 세계 투자 유치국 중 7위를 차지했다. 기계 및 장비 제조업에서 가장 큰 성장세가 나타났고, ICT가 그 뒤를 이었다. 북미 외에도, 여러 선진국에서 FDI 유입이 증가했다. 호주는 530억 달러로 75%가 늘었으며, M&A와 신규 투자 모두 활발했다. 최대 규모 M&A는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이뤄졌는데, 블랙스톤(미국)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가 호주의 Airtrunk(데이터 처리 및 호스팅 서비스 제공업체)를 1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2024년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거래였다. 선진국 내 국경 간 M&A 활동은 전체적으로 36% 증가해 4,18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M&A 매각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미국 이외의 주요 거래로는 이탈리아 텔레콤의 고정망 부문 240억 달러 인수, 독일 Viessmann Climate Solutions 130억 달러 인수, 노르웨이 Adevinta 120억 달러 인수 등이 있다.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FDI는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FDI는 3% 소폭 감소에 그쳤는 바, 이는 중국의 FDI 감소분 29%를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대한 FDI유입이 보완하였음을 의미한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는 12% 감소했다.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총FDI금액은 8670억 달러로, 전세계 FDI의 57%를 차지한다. 개발도상국들 중에서는 아세안이 10%, 중앙아메리카가 4%, 아프리카가 75%의 FDI 유입 증가를 기록했다. 아프리카의 급증은 이집트에 대한 UAE의 350억 달러 규모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주된 원인이지만, 이 프로젝트를 제외하더라도 아프리카에 대한 FDI는 12% 증가했다. 이처럼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FDI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이유는 시장 진출 및 자원 기반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개발도상국들 간(South-South) 자본 흐름의 확대를 반영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FDI 유입은 여전히 특정국들에 집중되어 있다. 즉, 10대 주요 신흥 시장이 개발도상국의 총 FDI 유입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인도와 같은 주요 경제국들이 포함된다. 이러한 집중 현상은 규모가 작고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이 상당한 규모의 국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래 그림I.3은 FDI유치 금액 기준으로 상위 20개국의 FDI 유치 추이를 보여준다. 국가별로도 2024년 FDI 유치실적에 큰 편차를 보임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은 FDI를 유치한 국가는 미국으로, 그린필드 프로젝트와 IPF 거래 모두에서 선두를 유지했다(그림 I.3 참고). 브라질, 이집트, UAE,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린필드 프로젝트는 특히 인도와 아랍에미리트에서 두드러졌고, IPF 거래는 소수의 성숙 시장과 대형 신흥 경제권에 더 집중됐다.

이러한 지역별, 국가별 FDI 양상은 글로벌 투자 흐름의 분절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는 점점 더 지정학적 고려, 산업 정책, 공급망 재편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일부 지역과 분야는 여전히 상당한 FDI를 유치하고 있지만, 다른 곳은 FDI유치에 점점 더 제약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FDI 유출(FDI Outflow) 한편, 2024년 선진국의 해외로의 FDI 유출은 8% 증가해 1조 1천억 달러에 달했으나, 투자 중개국(conduit economies)을 통한 투자를 제외하면 선진국의 FDI 유출은 24% 감소했다. 선진국의 해외 FDI의 핵심 동인인 국경 간 인수합병(M&A) 거래액이 26% 증가했음에도 전체적으로 FDI유출액은 감소한 것이다. 미국은 FDI유출액이 26% 감소했으나 여전히 최대FDI 유출국(해외투자국) 지위를 유지했다. 미국 투자자들의 국경 간 M&A는 1,180억 달러로, 5년 평균보다 약 30%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 기업들의 해외 자산 매입은 정보통신 부문에 집중되어 있었는 바, 이는 2024년 전체 국경 간 M&A 및 신규 그린필드 프로젝트의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 기업들은 그린필드 프로젝트 총액의 60% 이상을 국내 투자에 할당했다. 이러한 국내 집중 경향은 비교적 견고한 경제 상황, 국내 투자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 해외 투자에 대한 엄격한 통제로 인한 결과였다. 일본 기업의 FDI 유출은 4% 증가했으며, 이는 주로 미국에 대한 투자가 27%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유럽(중개국 제외) 투자자들의 해외 FDI는 거의 30% 감소했으며,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투자에서 국경 간 M&A 활동이 크게 줄었다(그림 I.4 참고). 한편, 해외 투자액 기준 상위 20개국 중 7개국이 아시아에 위치해 있음이 주목된다. 특히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년 대비 해외 투자 순위가 상승했다. 인도 투자자들이 발표한 그린필드 프로젝트 수는 20% 증가해 인도를 세계 10대 투자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아랍에미리트 투자자들의 해외 FDI도 5% 증가했으며, 이는 국경 간 인수합병 거래액이 46% 급증한 덕분이었다. 한국의 2024년 해외투자액은 490억불로 크게 늘어나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2023년 한국의 해외 투자액은 320억불로 13위였다.  중국의 FDI 유출액은 2024년에 8% 줄어 1,6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MNE들이 발표한 신규 그린필드 프로젝트 금액은 860억 달러로, 2023년 급증한 이후 절반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 MNE의 그린필드 프로젝트 수는 6% 증가해 전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이 중 70%는 제조업 분야에 집중됐으며, 주요 대상지는 유럽연합과 동남아시아였다. 하지만 2025년 초 중국 기업의 그린필드 프로젝트 발표 건수는 2023년과 2024년의 분기별 평균보다 낮았다. 이는 투자자들이 관세 정책에 관한 보다 명확한 방향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 산업별 FDI 동향 산업별 FDI 동향을 살펴보면, 인프라, 재생에너지, 핵심 광물 분야의 투자는 감소세를 보인 반면,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예외적으로 프로젝트 수가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디지털 부문, 즉 플랫폼과 서비스를 포함한 분야는 프로젝트 금액이 두 배로 늘어났다. 한편, 전자, 자동차, 기계, 섬유 등 공급망 기반 산업의 신규 투자 프로젝트 발표는 안정세를 보였으며, 반도체 산업에서는 여러 초대형 프로젝트가 다시 발표되었다. 인프라(기반시설) 2024년에는 유틸리티, 운송, 통신 등 인프라 부문에 대한 전세계 FDI가 약세를 보였다. 이는 인프라 투자가 프로젝트 금융(IPF)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인데, IPF 거래 건수와 전체 금액이 5분의 1가량 감소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 대한 금융 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러한 하락세가 뚜렷하다. 투자자의 위험 회피 성향과 차입 비용 상승은 자본 집약적 인프라 프로젝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재생에너지는 투자 건수와 금액 모두 약 4분의 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프로젝트 발표가 이어졌고,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가 계속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그린 수소 및 관련 청정 기술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되어, 재생에너지 투자에서 이 분야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이 인프라 FDI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운송 인프라 투자는 이에 비해 더욱 둔화되고 있다. 이는 주요 투자처에서의 무역 성장 둔화와 재정 제약을 반영한다. 일부 대규모 물류 프로젝트는 민관 협력(PPP)으로 계속 추진되고 있지만, 운송 인프라 전반의 흐름은 여전히 약세를 보인다. 글로벌 가치사슬(GVC) 기반 산업 글로벌 가치사슬(GVC) 집약형 제조업 분야의 FDI는 2023년 크게 증가한 이후 2024년에는 안정세를 보였다. 전자, 자동차, 기계, 섬유 등 주요 산업에서 그린필드 프로젝트 발표 건수와 전체 금액은 소폭 증가했고,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전략적 재구성을 반영하듯 지역별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다국적 기업들은 공급망 다각화를 지속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동유럽, 중미 지역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EV) 전환에 힘입어 대규모 그린필드 프로젝트 유치를 이어갔다. 비록 전체 프로젝트 수와 투자 금액은 소폭 감소했지만, 미국, 인도, 유럽 여러 국가에서 신규 배터리 및 전기차 조립 시설이 잇따라 발표되었다. 산업정책과 연계된 정부 인센티브가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기계 및 섬유 산업도 투자에서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두 산업 모두 재산업화 노력과 지역 생산 통합 추진에서 비롯된 수요에 힘입고 있다. 그러나 비용 상승과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투자자들의 심리는 신중해지고 있다. 반도체 및 디지털 산업 반도체 관련 프로젝트는 2022년과 2023년에 이미 전자 산업 글로벌 투자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으며, 칩 부족 사태에 대응하여 2024년에 더욱 성장했다. 발표 건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나, 2024년 상위 10개 그린필드 프로젝트 중 4개(이 중 3개는 미국에서 진행)가 칩 산업에서 이루어지면서, 정책 주도의 공급망 재편과 AI 혁신에 따른 고급 칩 수요 증가로 전체 투자 금액이 140% 증가하여 1,200억 달러에 달했다. 디지털 경제 부문은 2024년에도 가장 역동적인 FDI 부문 중 하나로 남았다.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 전자상거래 분야의 프로젝트 수는 17% 증가했고, 전체 투자 금액은 두 배로 늘었다. 많은 프로젝트가 서비스 등 무형 자산에 집중되어 있지만, 디지털 인프라와 데이터 센터에 대한 자본집약적 투자가 평균 투자 금액을 끌어올렸다. 이는 통신 산업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추세로, 데이터 처리, 클라우드 컴퓨팅, AI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로 인해 그린필드 프로젝트 발표가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투자는 데이터센터, 핀테크 플랫폼, 전자상거래 물류, 특화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집중되었다. 주요 기술 기업들은 선진국과 신흥 시장 모두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디지털 소비 증가와 자동화에 대한 기업 수요를 겨냥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솔루션 분야에서 미국의 오라클은 말레이시아 내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6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여러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미국)는 인도 내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강화를 위해 30억 달러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 분야의 투자는 규제 및 운영상의 어려움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 거버넌스, 디지털 과세 제도, 콘텐츠 제한 등이 진입 전략을 보다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인프라가 국가 발전과 산업 전략의 핵심 축을 형성함에 따라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2025년 초 중국의 바이트댄스는 앞으로 5년간 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88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채굴산업과 핵심 광물 부문 2022년과 2023년에 강한 성장세를 보였던 채굴산업에서는 2024년에 그린필드 프로젝트 활동이 둔화되었다. 신규 프로젝트 발표 총액은 약 400억 달러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장기 평균에 가까워졌다(표 I.7 참고). 에너지 가격 하락과 핵심 광물의 가격 변동성 증가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불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전환 관련 광물에 대한 수요는 기본적인 투자 수준을 유지하게 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 나미비아, 잠비아 등이,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이 신규 탐사 및 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주요 대상지로 남아 있다. 양 지역 정부들은 광물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개발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 위험이 여전히 높다. 중국의 다국적기업들은 수년간 최빈 개도국에서 광산 및 핵심 광물 분야에 주요 투자자로 자리매김하며 중요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해왔다. 그러나 다른 주요 자본 수출국들도 자국 정부의 명시적 지원 하에 점차 입지를 넓히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콩고민주공화국의 핵심 광물 매장지 접근권과 인프라 투자·기타 지원을 맞교환하는 협정을 협상 중이다. 인도 역시 잠비아의 구리 매장지 접근권을 확보하고 있다.  2024년 채굴산업 분야의 IPF 동향은 그린필드 투자 감소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신규 대규모 프로젝트가 크게 줄었다. 자금 조달의 제약과 환경적 심사가 강화되면서 투자자와 대출 기관은 더욱 선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광산 및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는 환경 인허가 문제와 투자자 위험 재평가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투자 의향은 다소 완화되었지만,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과 맞물려 핵심 광물에 대한 장기적 수요는 이 부문에 대한 전략적 관심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공 정책 지원과 변화하는 무역 체계가 앞으로 추출 산업 분야의 해외직접투자 흐름을 좌우하는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3. 2025년 FDI 전망 2025년 글로벌 FDI 전망은 부정적이다. 연초에는 소폭의 성장세가 기대됐으나, 경제 및 정책 불확실성의 증가로 이러한 기대가 사라졌다. 새로운 관세 갈등의 격화와 투자 심리 악화로 인해 글로벌 GDP 성장, 자본 형성, 무역 및 환율 안정성 등 주요 FDI 결정 요인이 모두 하향 조정됐다(표 I.1 참조). 금융시장 변동성 역시 커졌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2025년 초에는 투자 활동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1분기에는 거래 건수와 프로젝트 발표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시경제 지표는 성장세 둔화를 나타내고 있다. 연초 이후 글로벌 GDP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었다. 가치 사슬 중심의 투자에 중요한 자본 형성과 무역 전망 역시 약화되었다. 여러 국가에서 높은 부채 수준이 지속되고 정치적 불안과 환율 변동이 겹치면서, 많은 지역에서 FDI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주요 자본 수출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투자자 신뢰 지표도 약세를 보인다. M&A 시장은 특히 큰 영향을 받고 있다. 1월에는 거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었으나, 2025년 1분기에는 활동이 급격히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2025년 후반기에 글로벌 M&A가 반등하더라도, 이것이 반드시 국경 간 거래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정책 주도의 시장 분절, 외국인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 강화, 지정학적 요인 등이 기업의 인수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다만, 완화 요인도 존재한다. 주요 경제권에서 예상되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차입 여건을 완화해 IPF와 자본집약적 FDI의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대형 다국적기업의 이익 수준은 여전히 견조하여(그림 I.5 참조), 재투자 여력도 유지되고 있다. 재투자이익은 FDI 흐름에서 불확실성 시기에 특히 중요한 안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부문별로 보면, 디지털 경제와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보안과 같은 분야가 상당한 투자를 끌어들였다. 2024년에 발표된 상위 10대 그린필드 프로젝트 중 4건이 반도체 제조 분야에 해당하며, 그중 3건은 미국에서 이뤄졌다. 데이터센터 건설 역시 디지털 수요 증가와 전략적 산업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 한편, 무역 및 투자 정책의 변화는 글로벌 FDI 패턴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상호 관세 조치, 변화하는 무역 협상,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증가는 국제 투자 환경을 크게 변화시켰다. 2025년 5월 기준 미국은 4월 9일부터 59개국에 10%의 기본 상호 관세를 적용했고, 5월 14일부터는 중국에도 추가 조치를 시행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의 광범위한 협상의 일환으로, 세계 경제 및 무역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무역 긴장 고조와 이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 증가는 세계 경제와 무역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직접투자(FDI)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점점 더 복잡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투자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경제 및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다국적기업(MNE)의 해외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확실성은 기업들이 신규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리고, 그린필드 프로젝트 착수를 지연시키며, 인수합병(M&A)에 대해 신중하게 만들게 한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생산 시스템의 회복력을 강화하고, 지역적 노출을 분산하며, 제조 기지를 이전하거나 현지화를 강화하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과 투자 환경의 변화 지난 2년간 글로벌 공급망 집약 제조업 분야의 FDI는 여러 중첩된 교란에 대응해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다. 작년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제조업 분야의 그린필드 프로젝트 발표 건수는 22% 증가했는데, 이는 10여 년간 이어진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 같은 상승은 다국적기업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 수에즈 운하 일시 봉쇄, 기타 글로벌 해운 병목현상, 전략 산업 내 생산의 현지화를 촉진하려는 정치적 압력 등 일련의 요인에 대응해 공급망을 재구성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됐다. 2024년에는 제조업 분야의 그린필드 프로젝트 발표 건수가 5% 더 증가했다. 2025년 들어 세계 경제는 지속적인 관세 협상과 변화하는 정책의 영향을 받으면서,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FDI의 산업별 및 지역별 재배치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전자, 화학, 재생에너지 등과 같은 산업에서는 시장 접근성, 생산 비용, 규제 리스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공급망 재편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 투자 정책’,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CHIPS 및 과학법’과 같은 정책적 조치들도 글로벌 무역 긴장이 FDI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 및 지역의 산업 정책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국내 제조업과 첨단기술 생산, 핵심 공급망의 리쇼어링을 촉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투자 결정에 상당한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무역 긴장과 각국의 산업 정책, 그리고 변화하는 공급망 전략이 맞물리면서 FDI 흐름에는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게 되었다. 생산 네트워크의 다변화로 일부 개발도상국과 신흥 경제국은 이익을 볼 수 있지만, 글로벌 FDI의 전체적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으로 전망되며, 무역 긴장이 지속될 경우 국제 투자 패턴이 장기적으로 분절될 위험도 있다. 현재 공급망 재편을 위한 투자는 2025년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위험 분산, 공급 안정성 확보, 지정학적 정렬과 같은 요인들은 본질적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여기에 최근에는 관세 조치의 확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생산 네트워크의 재구성이 더욱 시급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무역 정책 변화에 민감하고 적기 생산 체계를 활용하는 산업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또한 전략적 산업 분야에서 국내 생산 역량을 구축하려는 산업 정책은 새로운 투자의 목적지와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무역의 분절화는 기업들로 하여금 지정학적으로 연계된 국가에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며, 지역화 추세를 가속화하고 국경을 넘는 노출을 줄이게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규제 환경의 변화도 투자 흐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미국 행정부는 규제 간소화와 투자자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동시에, 특히 국방 및 기술 관련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다른 선진국들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복잡한 FDI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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